엄마
와
설 댈라카하 맷빰나만노
안주 가맣타 자라 고마
맷빰나만노 안카나
고마 잔주꾸 디비 자라카이
맷빰나만능공 갈차주능기 그래 애럼나
이누무 손이 디기 빌라이 캐쌌네 고마
열빰도 더 나맜능기라 오줌은 눈나
어 안눘따 오강 어딘노
안나온다
쉬이 쉬이 쉬이이
엄마 오분 설에 머 사줄라카노
아직 모린다 너가부지한테 물어바야알지
오분에는 주우싸주마 안대나
아들이 장개이가 다 빵꾸났다꼬 놀린다아이가
오후 서너시가 넘으면 서산으로 떨어져버리는 야속한 해로
산골의 겨울밤은 금방 칠흑의 어둠이
마을을 뒤덮어버립니다.
얇은 종이 한 장으로 안과 밖으로 세상을 갈라놓았을 뿐
문틈새로 파고드는 냉기는
등짝을 오싹하게 하는 날카롭고도 사나운 것이라
마당 한 귀퉁이에 있는 뒷간까지
빨간 내복에 체온을 의지한 채
일을 보러 간다는 것은 이빨 시린 것보다
더한 고통이라
크거나 작거나 겨울밤의 일은 대부분
이 오강단지가 해결을 해 주었습니다.
요즘에 비하면 손바닥만한 방꾸석에서
두툼한 솜이불 하나에 식구대로 몸을 밀어넣고는

 운 좋으면 뜨끈한 아랫목을 차지하고

나쁘면 발목째기가 삐져나오기도 하는 이불싸움은 밤새 이어지는데도
새벽은 어김없이 달구새끼 울음소리에 놀라 잠을 깹니다.
일난나 너거 힝들또 깨배라
힝야 일라라 힝야 일라라 안카나
이 새끼가 아직부터 와 찌랄이고
엄마가 내보고 깨배라캤따
엄마 힝야가
니 이 새끼 낸중에 보재이
푸루루 푸루루 밥물 넘치는 소리가 들리고
쿰쿰한 내미가 부석께여 안방으로 스미들면
배가 요동을 치고 눈은 똥그래지는데
할배할매 아직잡수로 오시라캐라
니가 가라
히야가 가라
어지 내가 갔따아이가 일마
너거 또 그카제
그라마 힝야는 낼 가야댄다 아라째
할배예 할매예 아직잡수로 오이소
겨실 밥상이라 캐바야
크다란 수텐 밥그륵에 볼씨기 퍼담은 보리밥에
무씨 삐지고 통미리치옇코 찌진 뒨장씨래기국
그라고 살얼음과 허연 무시가 둥둥 떠는 물짐치,
여름에 들살로 잡아 말려둔 새비 무시옇코 고치까리 벌거이 찌진거,
시퍼런 뱁차 이파리 쭉 쭉 째서 밥에 언지묵는 짐장짐치가 전부라지만
늦께자 올라오는 아침해가
마당에서 대청 위로 슬슬 기어와 문짝을 뚜드릴때면
속을 뎁혀줄 뜨끈한 이 먹거리들에서
빛이 나고 솟아오르는 열기는 용이 승천하는 희열을 맛보게 했습니다.
자 숭냥 어른 디리라
부석에서 밥하고 숭냥끼리고 하는
엄마는 양푼이에 쓱쓱 비비가 밋수까락 떴는지 우쨌는지 물어보지도 관심도 엄따
너거 밥묵꼬는 어데 내빼지 마래이
분미이 캤따
어딘노
아부지 수까락 노차마자
아직 일찍 묵꼬 논바닥에 나와여
어름타고 노는 아들 소리가
온 동네를 흔들어쌌는데
죽어라꼬 달라빼는 꼬라지
머로 말기겄노 어요
설 단대목에 시어른 한복 풀미기고 뚜디리야 대고
이불호칭도 갈아야대고
콩 당가여 불카 건지가 맷똘에 조푸도 해야대고
절구에 깨도 빠사야대고
디딜빵아깐 가여 꿀밤도 빠사와야대고
할일이 태상인데
시어른은 하롯불 여노코는 그누무 담뱃대만 부뜰고 기시고
이누무 종내기들은 어데가여 배맀능공
웃도리고 주우고 가네 흘떡을 문치가
떤지노이
이 엄동설하네 골카도 어름이 씨기 얼었꾸마는
손이 뺄갛이 얼어터질거 겄꼬
파리 빠지라꼬 방매이를 뚜디리가
한다라이나 이고 댕기싸이
이짓을 우짜마 존노 어요